제로 컴플렉스, 레스토랑 알렌 디너, 테이스티 오브 서울

제로 컴플렉스, 레스토랑 알렌 디너, 테이스티 오브 서울

2022 테이스트 오브 서울의 한 이벤트 중 하나인 제로 컴플렉스와 레스토랑 알렌의 협업 디너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두 곳 다 가보고 싶었는데 아직 방문해보지 못했던 곳인데요. 한국의 식재료라는 주제를 가지고 두 레스토랑을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 좋았습니다. 제로 컴플렉스는 회현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고 레스토랑 알렌은 조선 팰리스가 있는 센터필드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이번 테이스티 오브 특별 메뉴로의 초대는 레스토랑 알렌에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디너는 와인 혹은 논알코올 페어링 코스를 포함하여 인당 40 가격이었습니다.

레스토랑 알렌. 센터필드 EAST 2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알렌은 진한 우드톤의 인테리어와 어두운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곳이었는데요. 홀 테이블에 앉으니 오븐 주방이 잘 보여 좋았습니다.

홀 테이블 가운데는 와인 페어링을 준비하는 공간이 있었고 곳곳에 화분이 배치되어 아늑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자리에 착석. 다채로운 색의 컵 코스터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저는 논알코올 페어링으로 부탁드렸습니다. 디너 메뉴는 각 메뉴마다 제로 컴플렉스와 레스토랑 알렌의 메뉴가 번갈아가며 나오다 보니 뭔가 비교 아닌 비교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재밌었습니다.

이건 와인 페어링 메뉴. 중간에 사케가 하나 끼어 있었는데 이건 제 기억엔 레스토랑 알렌 셰프님의 선호가 반영되어 있다고 하셨던거 같네요.

첫 번째 페어링 음료. 유자와 꿀, 레몬 글라스가 들어가 상큼한 느낌이었습니다.

보리새우, 꿀, 허브. 딱 상큼하게 먹기 좋은 전채 요리 었습니다.

단호박, 오미자, 호박씨. 상큼했던 첫 번째 메뉴에 비해 묵직한 느낌의 단호박이 나왔는데 다 섞어서 먹다 보면 뭔가 토마토 베이스의 소스 맛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오미자가 들어가 살짝 새콤한 맛도 돌고 그랬습니다. 최근 먹었던 루이비통 디너의 가지 라따뚜이와 살짝 비슷한 느낌인데 두 요리 모두 프렌치 셰프님이라 그런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두 번째 페어링 음료. 배, 계피, 밤. 두 번째 메뉴와 비슷한 느낌으로 살짝 무거운 느낌의 음료였는데 굳이 말하면 라이트한 바밤바 맛이라고 할까요. 맛은 무난했습니다. 첫번째, 두번째 메뉴와 페어링 음료가 너무 빨리 함께 나오더라고요. 원래 이렇게 속도감 있는 건가 했는데 코스가 진행되는 속도를 보니 딱 여기가 급하게 나왔더라고요. 살짝 아쉬웠습니다.

 

세 번째 페어링 음료. 캐모마일, 재스민, 라임. 이건 솔직히 정말 별로였습니다. 차를 따라 주실 때 찻잎과 물의 비율이 안 그래도 진해 보였는데 마셔보니 정말 진하더라고요. 따뜻한 물을 더 타서 달라고 하려다가 그래도 별로일 거 같아서 그냥 안 마셨습니다. 논알코올 페어링 음료 중 딱 두 가지가 정말 별로였는데 그중 하나입니다.

오미자, 양배추, 당귀. 제로 컴플렉스의 메뉴였는데 정말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세 번째 페어링 음료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냥 이 메뉴 하나로 너무 좋았습니다. 제로 컴플렉스에 정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웨스틴 조선 갈 때 한번 코스를 짜 봐야겠습니다.

돌나물도 상큼하고 양배추도 아삭한 식감과 제가 좋아하는 오징어까지 더해지니 정말 맛있네요. 특히 바지락 베이스의 소스가 정말 짭조름하면서도 깊은 맛이라 너무 맛있었습니다. 제로 컴플렉스에서 이 메뉴를 코스에 넣어줬으면 하는 바람인데 그럼 정말 두 그릇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아무튼 대만족입니다.

네 번째 페어링 음료. 보리, 생강, 도라지. 달달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좋았던 페어링 음료입니다.

꼬치고기, 밤, 은행.

농어라고 하셨던 거 같은데 식감은 살짝 장어 같기도 했고 밤 무스와 은행, 은행잎으로 모양낸 고구마까지 함께 먹으니 정말 고소하면서도 맛있는 생선 요리 었습니다.

다섯 번째 페어링 음료. 석류, 표고버섯, 카시스. 

메뉴에도 버섯이라고만 적혀 있었는데 정말 버섯만 나오네요.

귀한 잎새 버섯은 살짝 튀겨져 나옵니다.

만가닥 버섯, 표고버섯, 잎새 버섯과 버섯을 우러 낸 육수를 함께 곁들여 먹는 요리 었습니다.

튀긴 잎새 버섯에 살짝 간이 되어 있어 전반적으로 부드러우면서도 바삭한 식감과 졸깃한 식감을 모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섯 번째 페어링 음료. 늙은 호박, 홍삼, 피스타치오. 문제의 두 번째 별로였던 페어링 음료. 이 음료는 솔직히 캐모마일보다 좀 더 심해서 거의 못 먹은 거 같습니다. 먹으면 정말 건강한 맛인데 향도 맛도 강해서 메인 요리와도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네요. 너무 호불호 강한 음료는 논알코올 페어링 코스에 넣으신 게 아닌가 했습니다. 사실 페어링 음료 가격 생각하면 조금 화나는 맛이었거든요.

오늘의 메인 요리. 소안심, 오크라, 와인은 제로 컴플렉스에서 준비해주셨고 메밀면, 고들빼기, 와송은 레스토랑 알렌에서 준비해주셨습니다.

안심과 레드 와인 소스. 오크라 위에 마치 약고추장처럼 우둔살을 와인에 졸여 올려두셨더라고요.

메밀면, 고들빼기, 와송은 튀겨서 위에 올려주셨고 간장소스로 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살짝 심심한 맛인데 먹다 보면 심심하면서 고소한 메밀 맛이 올라옵니다. 다만, 스푼을 주셨으면 더 좋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포크와 나이프로만 먹으려니 면이 다 끊여서 예쁘게 먹긴 좀 힘들더라고요.

오이 고추 된장무침처럼 만드신 가니쉬인데 소스가 뭐였는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안심은 부드럽게 잘 익혀져 있었는데 살짝 장조림스러운 느낌의 스테이크였습니다.

일곱 번째 페어링 음료인 애플민트, 라임, 아카시아와 첫 번째 디저트 방아, 검은콩, 들깨가 나왔습니다. 페어링 음료도 상큼했고 방아 무스에 콩가루와 들깨의 씹히는 식감과 고소함이 잘 어울리더라고요. 맛있었습니다.

마지막 페어링 음료. 잣, 로즈마리, 우엉. 이건 따라 주실 때부터 뭔가 맛있어 보여서 좀 더 달라고 요청드릴까 참았는데 역시나 달달하고 맛있었습니다. 가장 가깝고 친근한 맛은 베지밀 B?. 제가 어릴 때부터 베지밀을 좋아해서 그런지 좋았습니다.

마지막 디저트는 레스토랑 알렌에서 준비해주셨는데 도라지 아이스크림과 졸인 배, 대두입니다. 아이스크림과 토핑을 모두 함께 먹으면 이 메뉴도 고소하면서도 달달, 상큼해서 정말 맛있더라고요. 두 디저트 모두 맛있어서 끝맺음이 좋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격을 생각해보면 다소 아쉬운 점이 보였으나 전반적으로 식사 분위기도 좋았고 직원 분간의 디테일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 친절하셔서 기분 좋은 식사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제로 컴플렉스에서 나온 메뉴들이 원래 즐기던 취향이라 조만간 한번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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