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파사르 루이비통, 채식 팝업 레스토랑 디너

알랭 파사르 루이비통, 채식 팝업 레스토랑 디너

남편이 지난번 피에르 상 루이비통 디너가 꽤 괜찮았는지 이번에는 9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알랭 파사르 루이비통 디너에 함께 가자고 예약을 했습니다. 방문 당일 갑작스럽게 임당 재검 전화를 받아서 좀 당황했었는데 다행히 알랭 파사르 셰프님은 자연주의, 채식 요리를 지향하시는 분이라 조금이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알랭 파사르 팝업 레스토랑은 청담 사거리에 위치한 루이비통 메종 플래그쉽 스토어 4층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청담 루이비통 메종 플래그쉽 스토어, 알랭 파사리 팝업 레스토랑.

4층으로 안내 받고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섭니다. 루이비통 홈&리빙 가구와 다양한 오브제들로 레스토랑 안이 고급스러우면서 자연친화적 분위기로 인테리어 되어 있었습니다.

중앙 홀 한 구석에는 이렇게 캄파나 형제의 벌보 의자가 놓여 있었는데요. 식사 도중 직원분께서 테이블 혹은 이 벌보 의자에서 기념사진도 제안해 주십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식사를 마친 후 1층에서 인화하여 기념 선물로 주시는데 너무 좋은 이벤트 같더라고요. 방문하시는 분은 꼭 기념사진도 찍고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저희도 테이블 착석. 테이블 세팅이 너무 예뻐서 앉자마자 눈에 하나하나 담아보게 됩니다. 저는 특히나 식탁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알랭 파사르 루이비통 디너.

자리에 앉으면 직원분께서 셰프님의 그리팅 메시지와 메뉴 그리고 와인 리스트를 소개해주십니다.

오늘 이곳에서 경험할 디너는 9코스로 구성되어 있고 가격은 30만원입니다. 와인 페어링은 코스마다 각 한잔씩 준비되어 총 9잔이 진행되는 거 같은데 과한 것 같아 남편은 가볍게 먹을 샴페인 한잔 부탁드렸습니다. 남편도 아마 3잔 정도 페어링이면 주문했을 것 같은데 요즘 레스토랑이 다 페어링 개수가 너무 많네요.

천장 인테리어도 너무 예뻤던 이 곳.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 코스를 먹는 내내 다채롭게 변하는 배경음은 코스의 또 다른 구성 요소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신기하게 민어 요리가 나올 땐 물소리가 들렸는데 아마 우연이겠죠?

테이블 뒷 공간도 열대 우림에 온 것 같이 자연친화적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습니다.

남편이 주문한 블랑 드 블랑.

첫번째 코스 요리로 채소 콘소메, 라비올리가 나왔습니다.

라비올리는 우리가 아는 그 만두 맛에 씹는 식감이 더해져 있었고 미니 토마토가 터지면서 육즙을 담당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콘소메는 저에겐 향이 불호였는데 맛 자체는 시큼, 새콤해서 먹을수록 조금 더 당기는 그런 맛이더라고요. 이 메뉴는 알랭 파사르 셰프님의 시그니처 요리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고 하셨습니다.

테이블에 앉으면 이렇게 식전빵을 내어주시는데 온도 감은 차갑지만 쫄깃하고 테두리가 고소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특히 같이 내어주시는 버터가 고소 짭조름해서 잘 어울렸던 거 같아요. 리필 가능해서 식사 도중 한번 더 요청드려 먹었습니다.

두 번째 시그니처 계란 요리.

이 레시피도 정말 오랫동안 셰프님께서 사용해오고 계시다는데 메이플 시럽 위에 럼, 생강, 후추 등 4가지 스파이스 한 향신료가 무스 위에 올려져 있고 계란은 반숙으로 익혀져 있었습니다. 아래는 따뜻하고 위는 차가운 온도 감 대비를 위해 스푼으로 깊숙이 한 번에 떠서 먹으라고 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론 다소 느끼해서 불호였는데 프렌치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만족하실 것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 프로방스 니스식 라따뚜이.

가지의 속을 파내어 그 안을 라따뚜이로 채운 요리입니다. 가지 속은 그 옆에 가니쉬로 두었고 토마토, 구운 마늘과 각종 허브, 꽃 가니쉬 등이 다채롭게 플레이팅 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모든 가니쉬와 치즈까지 함께 섞어 먹는 게 가장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네 번째 민어 요리. 제가 임산부여서 민어는 괜찮을 것 같지만 그래도 웰던으로 좀 더 익혀서 내어주셨습니다.

 

민어가 조금 심심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간이 잘 되어 있었고 고춧잎, 구운 배추, 모시조개를 소스와 함께 곁들여 먹으니 너무 맛있었습니다. 소스가 버터 그랩 소스인데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너무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이 민어 요리가 베스트였습니다. 이 요리를 먹을 때 태동을 느꼈는데 역시나 아기에게도 베스트였나 봅니다. 미식가 아기가 탄생하려나 모르겠네요.

다음 요리를 기다리며 한 컷. 한쪽 옆에는 이렇게 치즈를 자르거나 디저트인 크레이프를 만드시는 모습도 꽤 재밌는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다섯번째 양파 그라탕. 런치에는 없는 메뉴로 알고 있습니다.

양파 그라탕 위에 레몬 콩피가 올려져 있습니다. 그 위에 직원분께서 따로 샐러드를 한번 더 올려주십니다. 볼이 깊은 줄 알았는데 얕아서 스푼으로 뜨는데 살짝 허무했던. 양파 그라탕만 먹으면 다소 느끼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샐러드가 새콤 짭짤해서 함께 먹으니 맛있더라고요. 레몬향이 감도는 끝 맛도 꽤 괜찮았습니다. 

여섯 번째 메인 메뉴, 한우 스테이크와 버섯 패스츄리.

레드와인 소스가 너무나 잘 어울렸던 스테이크. 남편 스테이크를 보니 굽기가 미듐 정도였고 저는 임산부라 미듐-웰던으로 구워주신 것 같았는데요. 개인적으로 미듐-웰던이었던 제 스테이크의 풍미가 훨씬 좋더라고요. 저는 너무나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만, 버섯 패스츄리는 스테이크보다 맛이 강해 함께 곁들여 먹기엔 어울리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함께 먹었을 때 좀 더 느끼해질 수 있는 느낌이라 그냥 구운 버섯이 가니쉬로 나오는 게 훨씬 좋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일곱 번째 샐러드와 프로마쥬 치즈. 아까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직원분들께서 자르던 치즈가 바로 이 프로마쥬 치즈더라고요. 샐러드에는 헤이즐넛 프랄린, 감식초, 올리브유가 소스로 올려져 있었는데 고소하면서도 맛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테이크 때 이 샐러드를 내어주면 더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왜 따로 내어주는지는 조금 모르겠네요. 치즈도 샐러드와 함께 먹으면 꽤 맛있었고 저는 치즈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거부감 없이 괜찮게 먹었습니다.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자꾸 컵에 루이비통 문양이 있다고 얘길 하는데 아무리 봐도 안보이더라고요. 보다 보니 테두리에서 발견.

한번 인식하니 너무나 선명하게 잘 보이네요.

여덟번째 메인 디저트 사과 타르트.

이 장미꽃문양은 셰프님이 개발하고 특허 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알랭 파사르 셰프님의 시그니처 디저트라고 합니다. 

타르트와 함께 먹을 로즈마리 아이스크림도 내어주셨고요. 메뉴 세팅 전 커피와 티를 고를 수 있게 오더 요청을 하셨습니다. 

저는 따뜻한 디카페인 아메리카노를 부탁드렸고 남편은 라떼를 주문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라떼를 주문하면 이렇게 예쁘게 루이비통 문양 라떼 아트를 해주시더라고요. 남편은 제가 아메리카노를 주문해서 당황했다며...

루이비통 문양이 너무나 예쁘게 새겨져 있어서 계속 사진 찍고 놀았습니다. 한잔은 꼭 라떼로 주문하시길 추천드려요.

마지막 아홉번째 디저트 오렌지 시럽과 아몬드를 올린 크레이프.

사실 저는 이 마지막 디저트가 나올 때쯤 오후 9시가 넘어버려 맛을 보지 못하였는데요. 내일 임당 검사가 있고 오후 9시부터 물 밖에는 마시지 못해서 눈으로만 담아보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맛을 보더니 오렌지 소스가 너무 쓰다며 깜짝 놀라더라고요. 부루펜 시럽의 10배 고농축 한 맛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데 저는 그 맛을 알 수가 없으니 웃프네요. 옆에서 크레이프를 소스에 절이는 모습을 보았을 때 식감도 물렁할 거 같고 소스도 흥건해 보였고 저도 아마 불호였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분위기도 너무 편안하고 좋았고 임산부라고 조금 더 배려해주시는 직원분들도 감사했던 디너였습니다. 고급스러운 프렌치 요리에 루이비통의 호사스러운 인테리어가 더해졌으니 아무래도 좋을 수밖에요. 요리 자체로만 본다면 코스 요리 가격은 다소 아쉬울 수 있을진 모르겠으나 팝업 스토어임을 감안하면 그래도 경험해볼 만했던 것 같습니다. 런치가 좀 더 만족스러울 것 같단 생각도 드네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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